좋은 판단을 내리고 싶다면 '화'를 내면 된다.

'오늘 저녁은 뭐 먹지? 사소한 결정을 하는 순간부터, 직장은 무엇을 가지는 게 좋을지, 결혼은 언제 하는 게 좋을지 같은 큰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까지 인생은 다양한 결정이 반복되어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후회 없는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우리는 고민이라는 것을 한다. 하지만 고민을 한 결정이 매번 만족스럽기만 했는가 하고 질문한다면 대부분이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때로는 고민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좋은 결정을 많이 내린 인생은 후회스러운 결정은 많이 내린 인생보다 당연히 만족스러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이 글에서 후회 없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주겠다.

 

최고의 선택을 하고 싶다면 고민하면 안 된다.

최고의 선택을 하려면 고민하지 말라는 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궁금해할 수 있다. 보편적으로 사람들은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많은 경우의 수를 고려해 보고, 비교해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특히 비용이 많이 투입되는 결정일수록 사람들은 많이 고민한다. 예를 들어서 화장지, 치약과 같은 일상용품을 사는 것을 결정할 때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파트를 구매하거나, 자동차를 구매하는 경우 몇 달에 걸쳐서 고민하고 구매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렇게 짧은 시간 고민한 화장지, 치약에 대해서 후회한 경우보다, 긴 시간 걸쳐서 구매를 결정한 아파트, 자동차에 대한 후회가 더 큰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 심리학자 압 데익스테르후이스의 결정의 관한 실험을 보면 답을 찾아낼 수 있다. 실험 대상인 대학생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첫 번째 그룹에는 상품을 자세히 분석해서 구매를 결정하도록 했고, 두 번째 그룹에는 상품 정보를 간단히 살펴보고 휴식을 즐기며 구매 결정을 내리도록 하였다. 실험 결과 두 그룹이 비용이 비교적 적게 드는 일상용품에 대한 결정과 가구, 자동차와 같은 비용이 많이 투입되는 상품에 대한 태도가 다르게 나타났다. 상품 정보를 자세히 분석한 첫 번째 그룹은 일상용품 구매에 있어서는 비교적 만족하는 결과를 보였지만, 고가의 상품을 구매할 때 결정을 후회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에 반해 두 번째 그룹은 모든 결정에 있어서 후회하는 비율이 적게 나타났다. 이 실험에서 파악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복잡한 결정을 내리게 될 때 많은 요소를 고려하게 된다면, 그만큼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된다. 에너지를 많이 소비한 뇌는 많은 요소를 고려하지 못하고, 뇌에서 처리하기 쉬운 단기적인 요소만 고려하여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뇌를 쉬게 해주면서 직관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더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한다.

이성은 완벽하지 않다.

데익스테르후이스의 실험에서 많은 요소를 고려한 결정보다 휴식을 취하며 빠르게 내리는 결정이 오히려 좋은 결과를 초래한다는 결과를 살펴보았다. 빠른 결정을 내릴 때 우리는 이성보다는 직관을 사용한다. 인간은 이성을 완벽하다고 생각하고, 매우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성은 생각보다 합리적이지 못하다. 특히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 직관이 이성보다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수백개의 똑같은 표정의 이모티콘으로 가득한 종이에서 표정이 다른 한 가지 이모티콘을 찾아내라는 퀴즈를 본 적 있지 않은가? 집중해서 찾으려고 할수록 정답은 보이지 않는다. 심리학자 리자오핑 연구팀은 이 퀴즈를 통해서 인간의 직관적인 판단에 대해서 실험을 진행하였다. 실험자들에게 동일한 부호로 가득한 퀴즈를 보여준 뒤 다른 부호 하나를 찾으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실험자가 눈을 어떻게 움직이는지 관찰한 결과, 관찰 시간이 1초 미만이 실험자들의 정확도는 95%였고, 시간이 길어질수록 정확도는 감소하였다. 이 실험을 통해 복잡한 상황일수록 심사숙고하는 것보다 직관에 의존하여 판단하는 것이 효과가 좋다는 것을 알아냈다. 직관은 무의식과도 관련이 있다. 무의식은 의식이 인지하지 못하는 영역에 있는 의식으로 우리의 의사결정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경험을 통해서 무의식적으로 학습한 결과가 우리의 직관적인 판단의 기준이 된다. 이를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예시는 자국민과 외국인 특히 서양인을 받아들이는 방식에서 알 수 있다. 우리가 낯선 한국인 두 명을 보게 된다면 두 사람의 다른 점을 먼저 찾게 되지만, 낯선 외국인 두 명을 보면 두 사람의 공통점부터 찾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우리 눈에는 서양인이 매우 비슷해 보이기에 이런 특징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무의식에 대해서 더 궁금하다면 이전 무의식에 대해서 작성한 글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2024.05.14 - [분류 전체보기] - 무의식이란, 당신의 행동은 무의식이 결정한다.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의외의 방법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판단을 내릴 때 보편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행위 중에서 좋은 판단을 내리게 해주는 의외의 방법이 있다. 바로 화를 내는 것이다. 보통 화를 내는 행위는 이성을 잃게 만들어서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화를 낼 때 판단력이 좋아진다고 한다. 일정 수준의 분노는 논리력이 부족한 사람을 논리적으로 만들고, 이성적으로 만든다. 그리고 집중력을 향상해 판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집중하도록 해준다. 분노가 인간의 판단을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해준다는 사실을 심리학자 탈리 샤롯이 실험을 통해 증명해 냈다. 샬롯은 실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자에게 스트레스를 부여하는 것이 '정보종합능력'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스트레스를 부여한 그룹과 부여하지 않은 그룹에 각각 강도 사건이 본인에게 일어날 확률을 예측해 보라고 지시하였다. 확률을 분석한 이후 영국의 강도 사건 확률에 대한 객관적인 통계를 보여준 이후 다시 확률을 예측해 보라고 한 결과, 스트레스를 부여한 그룹은 통계를 토대로 이성적으로 확률을 조정하였고, 다른 그룹은 자신에게 부정적인 일이 발생할 확률을 더 높게 측정하였다. 이를 통해서 분노는 인간을 통제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잘 활용한다면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거나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때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분노가 좋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노를 남에게 표출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나침반으로써 사용한다면 당신의 삶은 더 윤택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