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은 인간의 마음에 대해서 연구하는 학문이기에 꽤 오랜 역사가 있을 것 같지만 19세기 후반에 등장한 역사가 길지 않은 학문이다. 이전에 심리학은 심리학이라는 독립적인 학문이 아닌 철학의 한 분야로서 취급되었다. 당시에도 인간의 마음에 대한 심리학적인 질문이 존재했지만, 철학의 관점으로 질문에 답을 제시했다. 대표적으로 철학적 관점으로 제기된 질문은 마음과 몸이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인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당시 이 질문에 대해서 두 가지 관점으로 나누어졌다. 마음과 몸이 하나의 실체로서 상호작용하는 관계라고 주장하는 심신일원론과 마음과 몸이 독립된 실체로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지 않는다는 심신이원론으로 나누어져 많은 철학자가 논쟁을 벌였다. 이러한 철학적인 논쟁을 현재까지 이어져 현대심리학의 연구 주제가 되었다. 현대 심리학에서는 심신이원론을 전제로 하여 연구를 진행한다. 하지만 기존의 심신이원론과는 다르게 정신적 질환이 육체적 질환으로, 육체적 질환이 정신적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점으로 발전하였다. 심리학이 철학이라는 분야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학문이 된 계기는 1800년대 중반 자연과학적 연구 방식을 사용해 심리학을 연구하면서부터였다. 자연과학적 연구 방식을 처음 도입한 인물은 페흐너이다. 페흐너는 마음과 육체에 관계를 양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였다. 페흐너는 어떤 자극을 감지할 수 있는 상태가 되려면 자극의 강도가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를 실험하는 알아보는 탐지 방식과 서로 다른 두 자극에 차이를 감지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물리적인 정도의 차이가 있어야 하는지 밝히는 변별 실험을 통해서 자극의 물리적인 정도와 인간이 느끼는 심리적인 감각 사이에 상관관계를 양적으로 측정하는 정신물리학을 발전시켰다. 심리학을 자연과학적 방식으로 접근한 페흐너의 실험 방식은 심리학이 철학과 분열되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그는 현대 심리학에서 실험심리학의 개척자로서 평가받고 있다.
구성주의 심리학
구성주의란 인간의 의식이라는 것이 화학물질과 같이 여러가지의 구성요소가 결합한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고 믿고 그 구성요소를 찾아내 쪼개서 분석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구성주의 심리학의 시작은 독일의 심리학자 분트이다. 분트는 의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생리심리학이라는 분야를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가르쳤다. 분트도 페흐너와 마찬가지로 인간에 관한 질문을 기존에 철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닌 자연과학적인 방식으로 풀어보고자 했다. 분트는 1879년 인간의 내면적인 정신을 연구하기 위해 실험실을 창건하였다. 이러한 분트의 심리학 연구 방식에 매료된 영국의 심리학자 티치너는 분트와 함께 인간의 마음, 의식의 구조를 자연과학적 연구 방법으로 설명하려 시도했다. 그들은 인간이 가진 의식의 구조가 화학식과 동일하다고 믿었다. 산소(O)와 수소(H)라는 두 요소가 결합해 물(H2O)라는 물질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동일하게 인간의 의식도 사람이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생각과 감각도 어떠한 구성요소의 결합으로 설명이 가능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들은 화학적 성분과 다르게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의 마음과 의식을 구성요소를 확인하기 위해서 내성법이라는 방식을 사용하였다. 내성법이란 자기 생각과 느낌, 욕망과 같은 감정들을 내면에서 언어로 변환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그들은 의식이 아무리 복잡한 구성요소로 이루어졌더라도 내성법을 잘 훈련한다면 분석할 수 있고, 마음과 의식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다 믿었다. 이렇게 분트와 티치너처럼 내성법을 통해서 인간의 심리를 분석한 방식을 구성주의 심리학이라고 칭한다.
기능주의 심리학
기능주의 심리학은 구성주의 심리학에 대한 비판으로 등장하였다. 기능주의 심리학은 인간의 의식이 어떤 구성요소로 이루어져 있는 구성주의 심리학과는 다르게 인간의 의식이 어떤 기능을 가졌는지에 집중하였다. 미국의 철학자이자 생리학자였던 제임스는 의식은 여러 가지 구성요소로 나누어진 것이 아닌 단 하나의 상태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기에 인간의 의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내성법을 통해 의식의 구성요소를 찾아보는 것이 아닌, 의식의 전체적 기능에 대해서 파악하였다. 그는 진화론의 적자생존을 기반으로 지속해서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인간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분석하고, 그 노력이 생존에 대한 의식의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목이 마른다는 생각이 들면 물을 찾으려는 행위가 나타나는데 이러한 행위 자체를 의식의 기능이라고 정의한다. 이러한 제임스의 접근 방식에 대해 현대 심리학자들은 기능주의 심리학이라고 칭한다.
형태주의 심리학(게슈탈트 심리학)
형태주의 심리학도 기능주의 심리학과 동일하게 구성주의 심리학에 대한 비판으로 등장하였다. 구성주의 심리학에 있어 기초가 되는 내성법으로 의식의 구성요소를 나누는 방식을 비판했다. 기능주의 심리학과 유사하게 의식을 구성요소의 결합이 아닌 조직화한 하나의 전체로 정의하였다. 하지만 기능주의 심리학과 같이 의식의 기능에 집중한 것이 아닌 시각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었다. 구성주의 심리학은 부분의 합이 전체가 동일하다고 보았지만, 형태주의 심리학은 부분의 합과 전체가 동일하지 않다고 보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조직화한 전체는 주변 상황을 따라서 다르게 해석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1과 3이라는 숫자가 있다 이 숫자가 12와 14 사이에 있다면 13이라고 해석이 될 것이고, A와 C 사이에 있다면 B라는 알파벳으로 해석될 것이다. 이런 예시에서 볼 수 있듯 주변에 존재하는 수많은 요소(자극)를 구성주의와 같이 나누어서 지각하는 것이 아닌 주변 상황에 맞게 하나의 전체로서 지각하려는 능력을 게슈탈트 효과라고 한다. 형태주의 심리학은 다른 감각보다 시각에 관련된 요소를 설명할 때 유용하다.
행동주의 심리학
행동주의 심리학은 자극(환경)에 따라서 인간의 행동이 결정되기에 자극을 통해 인간의 행동을 예측 가능하다고 본다. 행동주의 심리학은 앞서 설명했던 구성주의 심리학, 기능주의 심리학이 과학적인 측정이 어려운 인간의 마음이나 의식을 실험하려고 하는 것은 심리학 발전에 한계가 있다고 비판하였다. 미국의 심리학자 왓슨은 기존 심리학의 연구 방식(내성법)이 주관적이기에 실용적 가치가 낮다고 보았다. 그는 객관성을 기반으로 관찰과 측정, 설명이 가능한 연구를 시작하며 행동주의 심리학을 주장했다. 왓슨이 주장한 행동주의 심리학은 인간이 행하는 행동은 특정한 환경이나 경험에 통해서 좌우된다고 주장하며 행동의 원인이 되는 외부 요인(자극)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서 어떤 어린아이를 의도적으로 부모가 원하는 직업 가지도록 성장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직업뿐만 아니라 정서 또한 조작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실험하는 과정에서 어린아이에게 안 좋은 영향을 가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실험을 역순으로 진행하여 안 좋은 상태를 다시 원 상태로 돌리는 실험 절차를 보여주며 행동수정의 기틀 또한 마련하였다.
인지주의 심리학
"인간이기 때문에 생각하고, 생각하기 때문에 행동한다."라는 인지주의 심리학을 대표하는 문구에서 볼 수 있듯 인간은 단순히 자극에 의해서 행동하는 것이 아닌 주의 집중, 사고, 기억과 같은 생각의 과정을 고려해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심리학이다. 인지주의 심리학은 행동주의 심리학이 인간 행동에 의한 접근 방식인 S(자극)- R(반응)에서 O(인지적 활동)를 삽입하여 발전시켰다. 인지주의 심리학은 기존의 행동주의 심리학의 접근 방식에 대해 행동이 원인이 되는 자극을 인간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할지는 설명이 전혀 되지 못한다고 비판하였지만, 1980년대 이후 행동주의와 인지주의가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절대적 요소임을 인식하고 인지행동 주의라고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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