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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에빙하우스의 생애, 망각 곡선, 현재 영향

by 훈련교관 2024. 5. 23.

 

에빙하우스는 공부에 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한 번쯤 들어본 학자라고 생각합니다. 공부에서 가장 기초적인 능력은 암기력입니다. 에빙하우스는 인간이 무언가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학습한 내용을 어떻게 잊어버리게 되고, 기억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시각적인 형태로 분석한 학자입니다. 이 포스팅에서는 에빙하우스라는 학자가 어떤 생애를 살았는지 알아보고, 에빙하우스의 주요 연구 실적인 망각 곡선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그리고 현재 에빙하우스가 심리학 분야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겠습니다.

 

에빙하우스
헤르만 에빙하우스

에빙하우스의 생애

헤르만 에빙하우스(Hermann Ebbinghaus), 줄여서 에빙하우스라고 불리는 이 인물은 1850년 1월 24일 프로이센 왕국, 지금의 독일에서 태어났습니다. 에빙하우스는 한국의 중학교,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해당하는 김나지움에서 학업을 마친 뒤, 빌헬름 본 대학교에 진학했습니다. 대학에서 역사학과 언어학을 전공함과 동시에 철학에도 관심을 가졌습니다. 역사학과 언어학을 전공하던 에빙하우스는 한 책을 읽고 심리학을 공부하게 됩니다. 그 책은 정신 물리학의 창시자로 유명한 구스타프 페흐너의 저서 《정신물리학의 요소》입니다. 이 책을 읽고 심리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에빙하우스는 현재까지 인간의 기억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게 됩니다. 기억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망각곡선과 간격 효과 등을 정의하고, 이후 자신의 연구 결과에 대해서 정리한 책인 《기억에 관하여》를 출판하게 됩니다. 이후 현재 폴란드 브로츠와프 대학교인 브레슬라우 대학교, 할레 대학 등에서 실험과 강의를 지속하다가 폐렴으로 인해서 59세에 나이로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에빙하우스의 망각 곡선

에빙하우스가 망각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시점은 1879년 에빙하우스가 만으로 29세가 되는 나이부터 6년간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에빙하우스는 망각이라는 현상 자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것이 아닌, 인간이 어느 시점부터 특정 기억에 대해서 망각하기 시작하는지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인간의 기억에 대한 연구이기에 실험 통제 조건이 매우 까다롭고 실험에 적합한 피험자를 찾기 어렵다고 생각한 에빙하우스는 본인 스스로가 피험자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피험자가 에빙하우스 본인이라는 점은 실험의 객관성과 과학성이 결여된다고 비판받으며 망각 곡선이 하나의 이론이 아닌 가설로서 평가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에빙하우스는 자신이 실험 대상이라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 순수한 기억을 연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여기서 순수한 기억이라고 함은 의미가 담겨 있거나 기존의 보았던 것을 더 잘 기억한다는 기억의 특성을 파악하여 알파벳 자음 2개와 모음 1개를 무작위로 배치한 단어 2300개를 만든 뒤에 이것을 학습 대상으로 선정했습니다. 이 단어를 암기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얼마나 기억하는지 기록하고, 추가적인 암기학습, 즉 반복 학습을 실행하느냐에 따라서 기억해 내는 양의 변화를 측정했습니다. 이렇게 시각적인 수치로 만들어 낸 연구 결과를 에빙하우스는 '보유 곡선'(retention curve)라고 정의했습니다. 현재는 이 보유 곡선이 망각곡선이라고 정의되고 있습니다.

 

에빙하우스는 망각곡선 실험을 통해서 인간이 어떻게 오랫동안 기억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알아냈습니다. 그 핵심은 반복 학습입니다. 학습에 있어서 반복한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로 생각되지만, 에빙하우스는 과잉학습에 대한 정의와 최적의 반복 시기를 연구해 냈습니다. 과잉학습이란 어떤 요소를 기억하기 위해서 투입되어야 하는 노력의 수준은 정해져 있고, 이 수준을 넘어서서 기억의 지장이 없는 학습 행위를 과잉학습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최적의 반복 시기를 알기 위해서는 인간이 망각하는 시점을 파악해야 합니다. 에빙하우스는 인간이 망각하는 정도를 양적으로 파악하여서 학습을 마친 지 10분이 지난 뒤부터 망각이 시작되며, 20분이 지난 시점부터 망각은 급속으로 진행된다고 관측했습니다. 이후 1시간이 지나면 기존 기억의 56%가 잊히고, 24시간이 지나면 67%, 한 달이 지나면 초기 학습 내용의 대부분을 망각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망각 현상에 따라서 에빙하우스가 주장한 최적의 반복 학습 시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1단계 : 10분 후 반복

2단계 : 1일 후 반복

3단계 1주일 후 반복

4단계 1개월 후 반복

5단계 6개월 후 반복

 

에빙하우스는 망각 실험을 통해서 5가지의 망각에 대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먼저 망각은 학습을 시작한 지 9시간 이내에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두 번째 학습한 뒤 잊어버린 기억은 새로운 기억보다 더 빨리 학습할 수 있다. 세 번째 무작위 배열보다는 의미가 있는 내용에 대해서 인간은 10배 더 잘 기억한다. 네 번째 반복을 오랜 기간 지속할 경우 그 시간에 비례하여서 더 오래 기억할 수 있게 된다. 다섯 번째 어떤 배열이 있으면 시작과 끝이 가장 쉽게 기억된다.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의 실험 방법의 한계로 인해서 과학적 실험인지에 대해서 비판을 받고 있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단순히 학습하는 대상을 어떻게 반복하느냐만이 기억의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시간적, 공간적 조건, 학습자의 상태에 따라서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에 실험 결과가 에빙하우스 본인이 아니었다면 달라졌을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이후 망각곡선에서 기억의 핵심 조건으로 제시한 빠른 반복과 다르게 오랜 시간 기억하기 위해서는 학습 직후보다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에 학습하는 것이 오랫동안 기억하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과회상(reminiscence) 현상이 밸러드에 의해서 과학적으로 증명되면서 가설이 불완전하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에빙하우스의 현재 영향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이 여러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기억과 학습에 대한 연구에 기틀을 마련한 연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지금 에빙하우스의 연구를 보면 객관적이지 못하고, 학습을 잘하기 위해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을 있어 보이기에 정리해 둔 것에 지니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철학으로 분류되던 심리학을 과학적인 실험 방법을 통해 연구했다는 점에서 실험 심리학을 정립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